오늘의 생각 260109 이○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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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연수새누리2 조회 4회 작성일 26-01-09 13:13본문
오늘의 생각
26.01.09
이◯문
초등학교 겨울방학!
저는 시골 출신이라 어릴 적을 시골에서 보냈습니다. 남들처럼 특별히 재미있는 재주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공부를 잘했던 것도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우리 시절 방학은 지금과는 달랐습니다. 남들이 만들어 놓은 놀이를 따라 하기보다는, 스스로 놀이를 만들어 가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학교가 끝나면 친구들과 회관으로 모이곤 했습니다. 저는 가진 것이 많지 않아 친구들에게 구슬을 빌려 구슬치기를 시작했고, 이어서 딱지치기까지 하며 하루를 보냈습니다. 구슬치기를 할 때는 땅에 세모를 그려 놓고 그 안에 있는 구슬을 알까기로 맞혀 밖으로 빼내야 제 것이 되는 놀이였습니다. 그 작은 구슬 하나에도 아이들 사이에는 경쟁과 감정이 자연스럽게 오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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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날씨도 아랑곳하지 않고 놀다 보면 어느새 부모님이 집에 오라고 부르셨습니다. 한창 재미가 붙어 있을 때라 부름이 달갑지 않아 짜증을 내고 화를 내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구슬을 모두 잃어버리면 부모님께 돈 좀 달라고 졸라 다시 구슬을 사곤 했고, 그렇게 또 놀이가 이어졌습니다.
부모님이 장에 가신 날은 유난히 설레던 날이었습니다. 집에 어른이 안 계신다는 이유만으로도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기뻤습니다. 그날이면 산에 올라가 비료 푸대에 지푸라기를 넣고 눈 위에서 썰매처럼 타고 내려왔습니다. 직접 해보지 않은 사람은 그 재미를 쉽게 상상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놀다 보면 나무에 부딪혀 상처가 나고 피가 흐르기도 했습니다. 그럴 때면 부모님 몰래 집에 들어가 급히 옷을 갈아입곤 했습니다. 나중에 그 사실을 부모님이 아시게 되었을 때는 크게 혼나기도 했습니다. 또 다른 날에는 동네 형들과 함께 참새를 잡겠다며 덫을 만들어 산에 갖다 놓기도 했습니다. 참새 몇 마리가 걸려 있는 것을 발견할 때의 그 묘한 재미도 지금은 추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겨울방학 숙제는 늘 뒷전이었고, 그만큼 부모님께 혼나는 일도 잦았습니다. 이렇게 옛이야기를 꺼내게 된 것은 지금이 방학이라 그런지 문득 그 시절이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우리 어릴 적에는 짐승을 잡아오는 일도 놀이의 한 부분이었고, 그렇지 않으면 방학을 보낼 방법이 마땅치 않았습니다. 글을 쓰다 보니 이런저런 이야기가 끝없이 이어지게 되네요.
돌이켜 보면 그 시절은 먹고살기 힘든 때였지만, 그 나름대로 하루하루를 그렇게 살아왔던 것 같습니다. 지금은 예전과 많이 달라졌습니다. 옛날처럼 눈이 많이 오는 날도 드물어졌고, 기온도 많이 변했습니다. 이제는 눈을 보는 일 자체가 쉽지 않게 느껴집니다.
예전에는 눈이 오면 아침 일찍 일어나 마당부터 쓸고, 집 앞을 지나 길가까지 눈을 치우곤 했습니다. 그 모습을 본 동네 어르신들이 칭찬을 해 주시면, 나도 모르게 어깨에 힘이 들어가곤 했습니다. 그때는 솔직히 눈이 좀 안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만큼 힘들었지만, 지금 와서 돌아보면 그마저도 그리운 기억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