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생각 250915 김○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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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연수새누리 조회 25회 작성일 25-09-16 16:27본문
오늘의 생각
시작
25.09.15
김○범
얼마 전 수료식을 보며 새삼 느낀 점이 있었습니다. 매번 수료식 때마다 나오는 ‘시작’이라는 말, 저의 수료식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래! 이제부터 시작이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세월이 제법 흐른 지금의 나에겐 “시작”이란 말은 의미심장하게 들어왔습니다. 아마도 세상에 나의 육식이 나왔을 때부터 시작은 늘 따라다닌 것 같습니다. 초등학교를 입학할 땐 배움의 시작이었고, 성인이 되었을 때는 또 다른 성장의 시작이었으며, 군 복무를 시작할 때부터는 남자라는 존재감의 시작이었을 것이고, 직장을 다니게 되었을 땐 가장의 시작이었으며 삶의 목표를 잃었을 때부터는 방황과 어둠의 시작이었으며, 술에 의존했을 때부터는 중독자의 삶이 시작되었으며, 리앤리와 연수새누리에 몸을 의탁했을 땐 단주와 회복의 시작이었고, 재발하고 다시 발걸음을 공동체로 향하면서부터는 재도약의 시작이었을 겁니다. 아마도 셀 수 없는 시작이 나의 삶 속에서 부지불식간에 지나치고 지나갔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중에 좋은 결말 즉 끝은 얼마나 있었을까, 곰곰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 중에는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끝을 맺는 것도 있었고 내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며 끝을 맺는 것들도 있었습니다. 또한 후회하고 자책하며 흐지부지된 것들도 있습니다. 인생이란 순간순간이 시작과 끝이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과거는 지금으로 끝이고 시작은 그 끝에서부터 다시 태어납니다. 나는 지금 회복의 길을 걷고자 하며 또한 걸으려 애를 씁니다. 다행히도 단주와 회복은 나의 노력 여하에 따라 좋은 끝을 맺을 수 있다고 여깁니다. 예전의 난 고통과 아픈 과거를 안주삼아 술병을 잡고 죽음을 쫓아가기도 했었으며, 나의 존재 가치를 티끌만큼으로도 여기지 않으며 살았던 과거도 끝입니다. 어제의 세상 만물의 움직임과 숨소리가 오늘의 태양이 떠오르면서부터 어제의 그것과는 다릅니다.
내가 어제와 다르게 살기 위해 이곳에 온 것도 새로운 시작을 꿈꾸기 위해서이고 실현하기 위해서입니다. 내 안에서는 늘 변화의 시작이 있으며 아마도 나의 삶이 저물 때 수백 수천 번의 허물을 벗은 나의 모습이 그 끝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의 끝이 만족하지 못하고 후회와 한숨의 하루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오늘의 옷을 입고 기지개를 켤 수 있는 건 오늘의 시작이 있다는 걸 난 알고 있기 때문일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