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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철학과 생각

오늘의 생각 251216 이○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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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연수새누리2   조회 14회   작성일 25-12-17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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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생각

25.12.16

좋은 부모가 되려고 너무 애쓰지 말자.

어머니, 아버지. 가만히 불러만 봐도 마음이 따뜻해지고 그리워지는 이름입니다. 넘어지면 바로 일으켜 주고, 세상의 좋은 것들은 모두 내게 주고 싶어 하며, 나를 위해서라면 고된 일도 마다하지 않고, 언제나 내가 최고라고 말해 주며, 억울한 일이 생기면 대신 앞장서 싸워 주는 세상에서 가장 든든한 이름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이렇게 어머니와 아버지의 사랑을 이상화하고, 그리워하며 성장해 왔습니다. 그러나 현실의 부모는 우리가 상상하던 모습처럼 늘 완벽하지는 않았고, 내가 원하던 만큼의 사랑을 주지 못할 때도 많았습니다. 부모님이 이야기를 나누다 언성이 높아지기라도 하면 혹시 큰 싸움으로 번지지는 않을지 불안해졌고, 다른 집은 화목하고 단단해 보이는데 우리 집은 어딘가 부서져 있는 것 같아 부끄럽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이럴 거면 왜 나를 낳았을까 하는 원망이 마음속에 고개를 들 때도 있었습니다.

 

나 역시 다르지 않았습니다. 어머니는 나를 낳은 뒤 건강이 좋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나를 충분히 돌봐 줄 사람이 없었고, 그래서인지 엄마 품이 늘 그리웠다고 합니다. 늦은 나이까지 손가락을 빨았고, 자주 오줌을 싸기도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여섯 살 즈음, 가는 한겨울에 또다시 오줌을 싸고 말한 날이 있었습니다. 그날 나는 옷 속으로 파고드는 추위와 수치심에 온몸을 떨며 울다가, 두 주먹을 꼭 쥐고 마음속으로 다짐을 했다고 합니다. 크면 꼭 복수하겠다고, 이럴 거면 왜 나를 낳았냐는 분노가 가슴 깊은 곳에서 치밀어 올랐던 것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어른이 되어 다시 돌아보니, 그 시절의 부모님 또한 각자의 무거운 삶을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아버지는 소송에 휘말려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었고, 어머니는 몸이 아픈 데다 딸을 낳고 또 낳은 끝에 아들을 바라던 시어머니의 눈치를 보며 지내던 때였습니다. 그러니 내가 충분한 사랑을 받지 못했던 것은 내 잘못이 아니라, 그저 상황이 그러했던 탓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사랑이 없는 부모가 아니라, 그저 젊고 서툰 부모였을 뿐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부모가 되어 보기 전까지는 부모의 마음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합니다. 내가 원하는 사랑을 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부모를 원망하고, 언젠가 내가 부모가 되면 절대 그렇게 살지 않겠다고 다짐합니다. 하지만 그 다짐 속에는 종종 상상 속의 완벽한 부모가 되겠다는 욕심이 숨어 있습니다. 그리고 막상 부모가 될 준비를 하게 되는 순간, 우리는 설명하기 어려운 불안감에 사로잡히게 됩니다.

 

한 후배가 제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솔직히 자신이 없어요. 부모님에게 사랑받았다는 기억이 없어서 어떻게 사랑을 줘야 할지도 모르겠고, 아이가 원하는 건 다 해 주고 싶은데 그렇게 돈이 많은 것도 아니잖아요. 제가 과연 좋은 부모가 될 수 있을까요?”

 

그 말을 들으며, 부모가 된다는 일이 어쩌면 김현승의 시 아버지의 마음속에 그려진 아버지의 모습처럼, 묵묵히 견뎌야 하는 고달픈 길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완벽한 부모가 되는 것이 아니라, 부족한 채로 아이 앞에 서는 용기를 배우는 일이 아닐까 하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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